2020.04.10
희망으로 지어진 장애아동들의
새로운 보금자리 입주로 힘차게 도약하다
지난해 12월 17일 준공 이후 본격적인 이사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낸 승가원행복마을이 장애아동들의 미래를 향한 꿈과 희망을 키워나갈 보금자리로 거듭날 수 있게 되었다. 지난 4월 7일 새로운 생활 터전으로 입주를 한 것이다.
승가원행복마을은 2011년 건립부지 확보와 매입을 시작으로 2017년 착공과 2019년 준공을 거쳐 2020년 입주까지 장애아동들의 안전하고 건강한 보금자리 마련을 위해 달린 기나긴 여정을 마무리 하였다.
준공 이후 가장 먼저 조성된 공간은 도서관과 영화관이었다. 외부 영화관과 비슷한 구조로 의자와 스크린을 설치했고 턱없는 문과 휠체어 좌석 확보 등으로 장애아동들의 편리성을 더했다. 도서관은 장애 아동들이 이용하는 공간인 만큼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공간으로 탄생시켰다. 두 공간은 아동들이 미리 사용하여 적응을 완료하였다.
장애아동들이 생활하는 7개의 생활실은 순차적으로 채워가기로 하였다. 행복마을의 주인인 장애 아동들의 공간인 만큼 아동들에게 필요에 맞게 조성하기 위해서다. 기존의 생활실은 공간적인 한계로 인해 5~6명의 장애아동들이 한 곳의 방에서 지냈었다면, 행복마을에서는 2인 1실에서 개별 독립공간을 제공할 수 있게 되어 준비 할 가구의 수량이 늘어났다. 비교적 넉넉해진 공간이 생겨나면서 아동 개개인의 욕구를 최대로 반영할 수 있게 되었으며,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표현이 어려운 아이들에게는 사진을 뽑아 본인의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침대는 전적으로 아동들의 의견을 따랐다. “나는 핑크색 침대에서 잘래요!”, “나는 자동차 침대에서 잘 거예요!” 승가원행복마을에 오게 된다면, 각양각색의 침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각 종 치료실과 의무실, 실내 놀이터 등과 같은 특수 공간에 들어갈 비품들도 하나 둘 구비하였다. 이전 건물에서는 공간 부족으로 여러 치료가 동시에 이루어졌지만 치료마다 독립된 공간에서 치료가 가능해졌기 때문에 여러 가지 교구를 구비해 둘 수 있게 되었다. 치료사들은 그 동안 구입하지 못 하였던 교구와 교구장들을 구입하여 이전 후에도 장애아동들이 지속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오롯이 장애아동의 편의와 인권, 발달에 초점을 맞춘 곳으로 근무가족과 아동들에게 모두 행복한 공간으로 탄생하였다.
그렇게 완공된 승가원행복마을에 드디어 입주가 시작되었다. 개학이 연기되어 아동들이 있는 관계로 안전에 또 안전을 기울여 이사는 시작되었다. 먼저 내부의 가구 및 비품을 옮기는 과정에서 아동들에게 다소 불편이 예상되었으나, 우려와는 다르게 아동들은 전혀 불편해하지 않고 환호성을 지르곤 했다. 심지어는 자기가 나서서 짐을 옮기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하였다. 지속적으로 자신들에게 어떤 침대가 좋은지, 어느 방에서 지내고 싶은지 등 수많은 질문세례를 받았던 아동들에게는 질문의 수 만큼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 찼던 것이다.
이사 가는 날은 다행스럽게 날씨가 화창했다. 이사 업체 직원들의 방문으로 오랜만에 기관이 시끌벅적 했다. 먼저 생활실 외의 공간부터 이사를 시작했다. 20년 가까이 사용했던 가구와 비품들이 본 모습을 드러내자 모두의 탄성을 자아냈다. 모두가 바쁘게 움직여 물건들이 원활하게 신축 건물로 이동하여 자리 잡을 수 있었다.
2층 공간 이동 후 생활실 공간 이동을 시작했다. 안전 사고 염려를 완화하기 위해 지적장애 아동들은 잠시 기관 버스를 이용하여 드라이브를 다녀왔다. 아동들이 외부에 나가 있는 동안 빠르게 생활실의 물건들을 신축 건물로 이동했다. 휠체어로 차량 이동이 어려운 뇌병변 장애아동들은 이전 건물에 한데 모여 새 집으로 들어가기만을 기다렸다. “엄마, 우리 언제 들어갈 수 있어요?” 직원들이 오갈 때마다 유태호 아동과 홍성일 아동은 눈을 반짝이며 질문하였다.
드디어 모든 물건들의 이동이 끝나고 장애 아동들이 새 건물로 들어섰다. 한옥 스타일의 새로운 집을 보자 과거 한옥집에서 있었던 경험담, 경복궁과 같은 고궁 방문기, 매년 방문하였던 템플스테이 등의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한 번 웃고, 새집을 보고 두 번 웃는다. 각자 자신들이 원했던 공간과 직접 고른 가구들을 보며 즐거워하는 아동들과 다른 친구의 방을 관찰하며 하나씩 자기 것과 비교하는 아동이 있기도 하였다.
입주를 마친 후 각자의 방에서 시간을 보낸 후 자유롭게 여가시간을 보냈다. 바로 옆의 방부터 시작하여 하나씩 들어가 보는 아동과 새롭게 마련된 치료실과 프로그램실, 영화관을 둘러보는 아동들도 있었다.
장애아동들의 새로운 보금자리 마련은 많은 사람들의 노고와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더불어 아동들의 의견과 욕구가 없었더라면 지나쳤을 세세한 부분들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기쁜 마음으로 웃으며 생활할 장애아동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을 승가원행복마을. 새롭게 조성된 거주환경에서 보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생활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승가원행복마을의 앞날을 응원해 주기 바란다.
〈배하나 선임사회복지사 hana3509@gmail.com〉